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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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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전 신개념 전략 - 제련소토스
이번 주 GSTL에서 나온 PT전 전략.
앞마당을 방어만 하면서 제련소 2개를 짓고 시간증폭을 돌리면서 빠르게 공방업을 한 후 진출하며 병력의 힘으로 테란을 밀어버리는 전략.
목요일 장현우선수가 보여주며 테란 셋을 잡아냈고 금요일 정민수선수가 따라해서 테란 둘을 잡아냈다.
해법을 장현우 선수 소속팀인 프라임팀 테란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 아직 검증은 부족하지만 이틀간의 포스로 보면 대단히 강력해 보인다. 그 사기라는 EMP를 모두 맞아주고도 적을 죄다 때려잡았으니까.
이 전략은 프로토스의 종족특성 중에서도 업그레이드체계와 스타크래프트2에서 새로 생긴 시간증폭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
테란/저그/프로토스는 업그레이드 체계가 전부 다른데 프로토스의 경우가 가장 효율적이다.
테란의 경우 병영/공장/공항의 공방업이 다 따로 있고 저그의 경우 공중/지상업으로 나눠지지만 지상이 원거리유닛과 근거리유닛으로 공업이 나눠져 있다.
프로토스의 경우 지상공방업/공중공방업 두종류 뿐이다. 여기에 실드업그레이드가 따로 있다. 즉 프로토스 유닛은 지상공방업만 하면 광전사부터 시작해서 거신 집정관 불멸자 모두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업그레이드에 시간증폭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련소 2개만 짓고 업그레이드에 신경쓰면 프로토스는 업그레이드가 잘 된 강력한 지상군을 갖출수 있다. 지상군만 쓴다면 조합부담에도 자유롭다. 지상군은 뭘 뽑든 업그레이드를 공유하니까. 거기에 더해 프로토스의 고급병력은 스타크래프트1편의 테란 기계병력만큼이나 업그레이드 효율이 좋다. 불멸자 거신 집정관 전부 다 공업한방에 공격력이 4,5씩 올라간다는 뜻이다.
초반에 업그레이드에 가스를 투자하므로 병력중심은 광전사가 된다. 이 광전사들은 테란의 화력을 몸으로 받아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빠른 방어력업글덕에 엄청나게 안 죽는다. 추적자는 테란의 의료선과 바이킹을 중점적으로 끊는다. 둘다 중장갑이고 빠른 공격력 업그레이드 덕분에 수월하게 끊을수 있다. 테란은 거신을 상대하려면 둘다 있어야 되는데 교전에서 계속 끊기면 둘다 생산하기가 매우 버겁다. 불멸자와 거신은 메인 딜러다. 다만 절대 많이 뽑지 않으며 업그레이드가 다 되서 가스가 남아가는 시점에서 집정관을 찍고 집정관 불멸자 거신을 전부 비슷한 비율로 보유하는데 상대방이 바이킹이 많으면 거신은 그냥 안뽑으면 되고 바이킹없으면 거신을 찍는다. EMP는 맞아주긴 하지만 중첩해서 맞지 않도록 불멸자는 항시 산개해둔다. 마나유닛은 초반의 파수기외엔 쓰지 않고 물량과 질로 찍어누른다. 기사는 전부 집정관 만드는 용도다.
테란은 프로토스의 병력조합을 상대하려면 공중군까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공중군의 업그레이드는 절대 못따라가고 지상군업그레이드만 따라가는것도 버겁다. 테란은 시간증폭이 없으니까.
일단 업그레이드가 다 될때까지 앞마당을 지키고 병력조합만 한다는 점에서 스타1 테란 메카닉과 비슷하다. 일단 업그레이드가 될때까지 어떻게 해서든 앞마당을 밀리지 않는것이 핵심이며 일단 병력조합을 서서히 완성시키며 진출만 하면 테란병력을 정면에서 죄다 박살내는 위엄을 보였다.
테란의 1/1/1처럼 온갖 변형과 타이밍조절로 프로토스유저들을 머리아프게 하는 전략은 아니지만 일단 알고도 막기 힘들어보인다는 점에서 적어도 테란전 카드 하나는 생긴 셈이다. 그것을 뛰어넘어서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일수도 있고. 물론 어느쪽이라고 확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것을 테란들이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생긴다.
tag : 데이빗킴이아니라장현우가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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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6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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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Zero 01

그동안 휴업했던 달빠들이 기어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올해 전체적으로 수준높은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작화도 그렇다. 올해 작화 좋았던 애니메이션 꼽아보라고 하면 당장 10개가 넘게 떠오르는데 Fate/Zero는 그것들을 모조리 찍어눌러버리는 수준이다. 특히 극장판 공의경계의 최고의 장점이었던 '영상미'를 TV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서 다른 TV애니메이션들과 비주얼부터 완벽하게 차별화가 된다는건 작품의 특징을 일단 하나 만들고 가는것 같아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ufotable은 이미 극장판 공의경계로 실패할거라는 우려를 비웃듯이 성공으로 연결시켜서 마이너한 작품이라도 극장에서 성공할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제작사다. 지금 그 제작사가 다시 한번 TVA에서 또다른 도전을 하는것처럼 보인다.
역시 걱정은 필요없을 것 같다.




타입문 최고의 모에캐릭터.
진주인공 겸 헤로인(뭐?) 웨이버 쨩
덜렁이에다 무능하지만 사실은 천재. 거기다 성장형. 츤데레이기까지 하다. 도대체 모에속성이 몇개냐!


아마 1화에서만 볼 수 있을 어린 린과 사쿠라.
빨리 자라기나 했으면 좋겠다.

마스터 중 유일한 정상(...)인 카리야.



배경 톤이 공의경계와 흡사하다.

아이리 님.
다음편부턴 솔라우도 나오겠지!
하지만 다들 임자가 있어서 슬프다.


원작을 모르고 본다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원작을 아는 입장에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배경 설명보다는 대체로 이 사람들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여기에 모였는지 그 목적이 얼마나 절박한것인지 사건은 어떻게 시작하는지 그런것에 치중하고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은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1화에서 서로의 정보를 듣자마자 운명을 느낀 두 남자.

카리야의 서번트.

웨이버의 서번트.

방심 : EX 스킬을 장착한 그 분.

그리고 1화에 안나왔지만 성우들의 연기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최---------------------고로 기대하는 콤비.
이시다 아키라의 이 미친놈 포스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연기는 진짜 들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tag : 때가어느때인데작화로승부하고있습니까,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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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나에게 엿을 줬어.
오늘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즈 16강이 있었다.
8경기 모두 중국VS한국의 한중전인데다
이창호VS구리
이세돌VS콩지에
라는 대박 매치가 있었다는 점때문에 굉장한 이슈였다.
KBS에서 중계하고 다른 바둑전문채널에선 이 경기들을 중계하지 않았다. 8경기중에서도 미리보는결승전급이라서 메인매치나 다름없는 두 경기가 슬슬 끝나갈무렵 밑에 이런 자막이 지나갔다.
정규방송을 시작하는 관계로 중계를 마칩ㄴ...

...어?
야!
좀만 더 있으면 바둑 끝난다고! 야! 야! 다른 채널에선 중계 안한단 말야!
그렇지만 무정하게 KBS는 중계를 마쳐버렸고 난 오늘 KBS에게 거대한 엿을 먹었다.
잊지 않겠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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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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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놀이


다른 사람들 딴거할때 혼자 업적따러 다녀서 3000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업적은 너무 어려웠는데 다행히 만난 분이 잘하는 분이라서 이제야; 딸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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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Eleven - Paraly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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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상의 호라이즌 01

먼저 애니플러스 자막 제작자 분의 안녕을 기원한다.
애니메이션을 봤지만 책 내용이 보인다. 책에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랑 설정 따위를 줄줄이 풀어놓은 다음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그대로 옮겨 놓은거 같다. 한글 자막을 열심히 읽었지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알아 먹을수가 없었다. 고문서나 난해한 문학작품도 아니고 이런 픽션을 대체 어디다 쓴단 말인가. 저 많은 사람들 성우 캐스팅하느라 힘들었을텐데 그 노력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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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Zero 보는 곳

니코니코동화에서 세계 8개 국어로 자막을 만들어서 방영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한국어도 있습니다. 위엄 쩝니다.
정식이므로 부담없이 가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로그인 안해도 됩니다.
페이트제로는 토요일 PM 24:00 마다 방영하니 자막판은 앞으로 매주 주일마다 올라올거라고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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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Zero 02

감이 안좋다. 감독이 스토리텔링에 따라가다가 자기 역량을 깍아먹고 있는 걸로 보인다. 방영전엔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감독이랑 작품의 조화가 아주 나쁘다. 감독이 나레이션이라던가 독백같은걸 거의 안 넣는 분인데, 그거 없이 인물 심리묘사를 해내려니 실력이 부족해서 못 해내고 있다. 스토리 따라가려다 못 하는 탓도 있어 보이고.
캐릭터작화는 우류 류노스케가 너무 평범하게 뽑혀서 마음에 안드는 것 빼곤 대체로 마음에 든다. 그것보다 배경작화에 캐릭터가 잘 안녹아서 다소 위화감이 든다는 게 아쉽다. 사실 그런 애니메이션이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노력을 들일거면 그 정도는 해결해줘야 하는거 아닐까.
몰입도가 높다는것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보다가 어? 하니까 끝났다.
덤

이거 선명하게 찍히면 아예 짤방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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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엔 술이 없다.
수신기의 불빛이 무리에서 떨어진 반딧불처럼 선내에서 홀로 빛나고 있었다. 고하연은 잠에서 반쯤 깨어난 정신으로 수신기를 들여다보려다 강렬한 빛에 눈을 찔리고 움츠러들었다. 잠이 덜 깬 탓도 있겠지만 창밖 우주보다 더 어두운 선내에선 수신기의 희미한 빛도 눈에 부담이었다. 고하연은 침대 옆을 더듬어 물을 찾아내 마신다음 눈이 수신기의 불빛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얼마 걸리지 않아 고하연은 수신기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두 건의 호출이 있었다. 먼저 온 건 비에제에게서 온 것이었고 두 번째로 온 것은 레이터스에게서 온 것이었다. 그다지 오래 잔 게 아니었는지 우주선도 연락가능 범위를 넘어설 만큼 많이 멀어지진 않은 모양이었다. 고하연은 먼저 레이터스에게로의 연결을 시도해 보았다. 그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바로 연결이 되었다. 레이터스의 홀로그램이 수신기 위에 둥실 떠서 어두운 선내를 밝혔다.
“오~ 친구여. 자고 있기에 연락이 안 올 줄 알았어.”
플로트니 성인 특유의 과장된 몸짓이 고하연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고하연은 이미 불빛에 눈이 익숙해졌을 텐데도 눈이 아픈 것 같다는 착각을 느꼈다. 간단한 한 두 마디를 하면서도 사지를 꿈틀거리는 저 종족들과의 대화는 지금까지 같이 일한만큼 더 일해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방금 일어났어. 무슨 일이야?”
“일이 좀 바쁜게 있어서 도와달라고 하려 했는데, 어디 가나?”
“지구에.”
“그럼 안 되겠군. 사장이 시킨 일인가?”
“아아, 가서 사장이 찾아오라는 게 있어서 말야.”
“그런 위험한 곳에 혼자 가도 괜찮겠나?”
“우주에 안 위험한 곳이 어디 있나.”
“비에제에게 조언이라도 구해 봐. 자네 목숨이라도 구해 줄지 누가 아나.”
“안 그래도 그녀에게서 호출이 와 있으니 연락해볼 생각이야.”
레이터스의 홀로그램이 진절머리 났다는 듯이 말했다.
“오, 웃기는 친구야. 그걸 ‘그녀’라고 부르는 건 자네밖에 없어. 언제까지 그럴 생각인가.”
“비에제 자신은 딱히 부정 안하던데.”
“그건 비에제가 멸시를 받는데 익숙해서 자신을 뭐라고 부르든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지. 그래서 비에제를 여성 취급이라도 해서. 종족을 뛰어넘는 사랑이라도 하게? 비에제도 자네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좋은 한 쌍이 되겠어.”
“그녀는 내가 자신과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종족이라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 뿐이야.”
“판단력이 제대로 작동하는걸 보니 드디어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 경사났네, 경사났어!”
레이터스의 홀로그램이 환호하며 사방을 발광시켰다. 파란 불빛에 선내의 윤곽이 스쳐지나갔다. 고하연에겐 빛뿐만이 아니라 그의 몸짓도 발광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지만 딱히 지적하진 않고 멈추길 기다렸다. 이내 레이터스의 홀로그램이 제자리에 멈춘 후 진지하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심각해? 얼굴 좀 펴. 너희 종족은 원래 그런건가. 아니면 너만 그런건가. 농담이 안 통하니 재미가 없잖아. 난 사장에게 조수라도 붙여달라고 말하러 가보겠네. 돌아오면 연락해.”
고하연은 플로트니 성인과 농담 따먹기를 하다간 연결이 끊어질 때까지 그것만 할지도 몰라서 그랬다는 말을 해보면 어떨까 하다가 관두었다. 그 유쾌한 종족들은 그런 말을 들었다간 정말로 그러려고 들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심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어떤 별의 생물체든지 저 플로트니 성인들과 비교하면 진지하다는 칭찬을 들을 것 같으니 그닥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그런 것보다 먼저 해둬야 할 일도 있었다. 비에제와 연락을 할수 있을 때 해둬야 했다.
고하연은 수신기의 버튼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가 멈추었다.
비에제는 최근 사장이 추진하는 지구개발 계획 때문에 신경이 아주 날카로워져 있었다. 지구개발 계획은 자기 권한 밖이므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에제는 그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사장의 비서이니 사장이 자신에게 뭘 시켰는지도 알고 있을 테니 그것 때문에 불렀을 것이다. 그다지 좋은 소리를 듣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냥 모른척할까.
꽤 매력적인 생각이었다. 무슨 일로 호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되었든 귀찮으니 딱히 듣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자신은 지구인이고 지구에 간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 다녀온 다음엔 호출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연락가능범위를 벗어났다고 둘러대면 될 테고.
10여분 뒤, 고하연은 고민 끝에 수신기의 버튼을 눌렀다. 역시 비에제의 조언 없이 떠나기는 부담스러웠다. 자리를 떠날 일이 없는 사장의 비서답게 바로 연결이 되었다. 아까 사라졌던 정신 사나운 플로트니 성인의 홀로그램 대신 지구인의 의상을 입은 지구인 여자 모습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본래 비에제의 모습 대신 띄우도록 고하연이 직접 디자인한 홀로그램이었다. 그걸 만들기 위해 실제 지구인에 대해 밤낮으로 조사했었지만 만족할만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어서 결국엔 대충 만들어버린 물건이었다. 저 옷의 이름을 사리라고 하던가? 인도인가 하는 나라의 전통 의상이라고 했던 것 같다.
“안녕, 예언자 아가씨.”
“예언자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고하연은 역시 ‘아가씨’라는 호칭엔 별 반응이 없다는 사실에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사실 비에제는 할머니라는 단어가 어울릴 나이였다. 지구인 기준이 아니라 그들의 나이로 따져도.
“왜 호출했어?”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요. 지금 바로 연락하지 않으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비에제 자신은 부정하지만 그녀는 예지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불길하게 느꼈다면 정말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봐야 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면 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뜻인가. 어쩌면 자신이 본래는 지구인인만큼 지구에 눌러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다지 오래 살지는 못 하겠지만.
“그거 안 좋은데. 난 지금 지구에 가고 있거든.”
“지구? 거기엔 아무것도 없어요.”
예상 이상으로 적대적인 반응이었다. 고하연은 가까스로 대답할 말을 찾아내었다.
“…가끔은 내가 지구인이라는 사실을 신경써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당신의 고향을 나쁘게 말하는건 참을 수 없다?”
“뭐, 그런데.”
“그래서, 지구에 가본적은 있나요?”
“아니, 이번이 처음…이지.”
“당신은 지구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지구에서 자라지도 않았어요. 당신이 태어날 때부터 봐왔던 제가 보증하죠. 그런데도 지구인이라고요? 아니에요. 당신은 조상을 지구에 둔 우주인일 뿐이에요.”
지켜봤다니.
눈도 없는 주제에.
라는 대답이 고하연의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쓸데없이 왜 지구에 가냐는 듯한 반응이다. 지구인이라는 정체성조차 부정하고 있다. 반박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기분을 처참하게 만드는 비난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고하연은 지구에 발을 내딛어 본적도 없고 실제 지구에 살던 지구인들이 어땠는지조차 알지 못해서 자료를 찾아보는 입장이니까.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말은 좀 심한게 아닐까. 아예 산산 조각난 별도 아니고 아직 지구는 멀쩡하게 생물이 살만한 환경을 갖추고 있잖아.”
“그런 환경이 남아 있는 덕에 아주세 성인들이 있죠. 범죄를 저질러서 지구로 추방당한 자들이요. 그런 별이라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아예 산산조각난 별은 비에제의 고향별을 말하는 것이었다. 슬쩍 언급해서 심기를 건드려볼 생각이었는데 서로의 상처만 파고드는 꼴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아무 쓸모도 없다는 걸 의미하진 않아. 우리 사장도 지구를 재개발하…….”
비에제가 말을 끊으며 표독스럽게 쏘아대었다.
“그건 사장이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그 취미에 도움받아서 고맙게 여기고 있긴 하지만 지구개발 따위는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된 행동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고하연은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에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그래서, 그걸 사장한테 말했어?”
“당연하죠! 그랬더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제 물 공급량을 2할이나 줄여버렸다고요! 얼마나 속이 좁은지!”
일냈구나 사장.
비에제가 물 부족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면 회사의 적지 않은 부분이 삐걱거릴 테지만 그 속 좁은 우주인은 그런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일이 제대로 안된다며 신경질부리고 다닐 것이 뻔했다. 누군가 가서 몰래 원래대로 돌려놓거나 사장을 설득해줘야 할 텐데 그렇게 해 줄 우주인이 없을 것 같았다. 고하연은 조종실로 가서 얼마나 멀리 왔는지 살펴볼 요량으로 비에제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고 일어섰다.
“지금 지구에 가는건 사장이 시킨 일인가요?”
고하연은 일어선 채로 기습적인 질문에 답했다.
“어. 뭐 그런데. 사장한테 못 들었어?”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지구엔 왜 가냐는 듯한 반응은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서 그런 반응이 나온 것 같았다.
“지구에 가서 찾…”
“됐어요. 사장이 제게 말하지 않았다면 전 알 필요 없는 일이겠죠.”
나 원 참 뭔 말을 못하겠군. 고하연은 한숨을 쉰 다음 조종실로 걸어갔다. 역시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늦어있었다. 그것보다 다른 문제가 있었다. 우주선이 너무 멀리 와서 회사와 연락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직전이었다. 수신기 앞으로 헐레벌떡 뛰어서 돌아와 봤지만 이미 홀로그램의 움직임은 정지한 상태였다. 대화중에 끊겼으니 반대편에서도 어이없어 하고 있을 것이다.
“좀 좋은 우주선을 타고 올걸 그랬나.”
결국 지구에서 뭘 주의해야 한다던가 뭘 하면 안된다던가 하는 조언은 하나도 듣지 못했다. 연락이 가능한 범위 안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우주선은 이미 관성에만 의지해 지구방향으로 날아가는 중이라 잠깐이나마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럴 수 있는 고가의 우주선도 아니었고 연료의 문제도 있었다.
수신기엔 홀로그램대신 빈호김 박사가 보낸 자료만이 문자함에 남아있었다. 아까 비에제와 이야기하던 도중에 도착한 것이었다. 지구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고하연이 지구에 집착하는걸 달갑게 여기지 않는 비에제의 의견에 따르면 한량들이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만들어낸 정보쪼가리들이었지만 이제부터 갈 곳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갈수는 없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지구에 대해 알아보려고 부탁한 자료도 있었지만 히기노 폭파사건의 주범이 된 아주세 성인들이 그들의 별에서 쫓겨나 지구에 유폐되고 난 후 지구가 어떤 상황이 되어있는지에 대한 자료도 있었다. 적어도 히기노를 폭파시킬 정도로 과격한 아주세 성인들이 돌아다니는 지역에 접근하고 싶지는 않았다.
히기노는 플로트니 성인들이 투명드래곤자리라고 부르던 별자리의 꼬리 끝부분에 위치한 행성이었다. 그 행성은 전 우주에서도 찾기 힘든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생각하는 나무의 존재였다. 히기노를 발견한 모험가가 무슨 수로 나무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깨달은 덕분에 모험가는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고 거기 앉는데 걸린 시간보다 더 빠르게 전쟁에 휘말려 사망했다. 히기노는 그 특기할만한 특산품을 차지하러 온 온갖 외계인들에게 흉터를 하나하나 얻어가다가 종국엔 아주세 성인들이 만든 전쟁무기에 의해 조각나 없어졌다.
그리고 희귀종을 사랑하는 사장은 늙은 나무를 한 그루 매입했다. 그 히기노산 나무에 사장이 붙인 이름은 비에제였다. 다른 이들은 그깟 나무를 사서 뭐하냐고 비웃었지만 성격이 개차반이긴 해도 현명한 우주인이었던 사장은 그 나무를 관상용으로 놔둘 생각이 없었다. 사장은 레이터스가 만든 기계장치를 통해 비에제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자 비에제를 직접 가르친 다음 비서로 만들었다. 비에제가 가진 직위와 능력은 비에제를 다른 우주인들과 동급의 위치에 서게 만들었다. 사장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뭐가 필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 빈호김 박사는 사장이 봉급을 안줘도 되는 우수한 회사원을 하나 만든 것뿐이라고 비꼬았지만 말이다. 다른 회사원들이 비에제가 예지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한참 후의 일이었다.
여기까지가 레이터스에게서 들은 이야기.
고하연은 괜스레 기분이 나빠져 자료를 열어보지도 않고 침대에 누웠다. 지구가 뭐 어쨌다고? 흥이다! 평생을 살던 행성에서 타의로 뽑혀나가고 돌아갈 행성은 이제 존재하지도 않을 정도로 불행을 겪은 입장에선 고하연의 상황은 별 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그녀처럼 강하지 않다. 주위에 같은 종족이라곤 혼자뿐인 이곳에선 고향별의 정보라도 뒤적거리며 외로움을 달래보고 싶었다. 가본 적이 한번도 없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엔 짧은 시간이나마 갔다 올수 있었다. 어쩌면 지구에 도착한 다음 감격한 나머지 그곳에 눌러살게 될지도 몰랐다. 물론 분노한 사장이 자신을 잡으러올 테니 그런다고 해서 지구에 오래 머물 수는 없을 테지만 말이다. 그 속 좁은 우주인은 자신의 수집품이 죽지 않은 이상은 회사의 초능력자들을 들들 볶아서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수집품을 찾아낼 것이다. 우주선에 탑승자가 사망하면 회사로 귀환하도록 하는 장치가 있으니 그걸 작동시켜볼 수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해봤지만 우주선이 귀환했을 때 안에 자신의 시체가 없으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다 봐줘서 혼자 지구에 남는데 성공했다 한들 아주세 성인들과 아직 지구에 남아있는 방사능에게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자신은 없었다.
고하연은 방사능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찔해졌다. 레이터스, 그 의사가 돌아오면 연락하라고 했던 것도 모르긴 몰라도 방사능 때문일 것이다.
아주세 성인들이 지구라는 행성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지구인들과 전쟁이라는 수고로움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지구인들은 스스로 멸망해 있었다.
지구의 위대한 과학자였다던 아인슈타인은 세계 제3차 대전에서는 뭘로 싸울지 모르겠지만 세계 제4차 대전에선 나뭇가지와 작은 돌멩이로 싸우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 말의 진짜 의미는 지구인들은 그 지경이 되어서도 전쟁을 계속할 거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가 옳았다. 지구인들은 방사능 낙진으로 뒤덮이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도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주세 성인들은 지구에게 동정의 시선을 한번 던져 준 다음 차분히 지구인과 낙진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구인이라면 몰라도 낙진은 아직도 제거중이며 그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아주세 성인들은 지구를 그들의 범죄자를 추방하는 감옥으로 쓸 터였다.
그리고 희귀종을 좋아하는 돈 많은 외계인들에게 키워져 지구가 아닌 우주공간에서 숨쉬고 있는 지구인이 여기에 한 명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주에 어떻게든 연명하고 있을 극소수의 지구인 중에서도 방사능에 전혀 오염되지 않은 상등품이다. 이름은 고하연. 성별은 남성. 직업은 회사원. 나이는 빈호김 박사가 만들어준 지구시계에 따르면 현재 30세 9개월 28일 18시간 47분 32초, 33초, 34초-. 젠장할.
고하연은 술을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술병은 비워져서 안에 몇 방울 안남은지 오래였다. 사장이 궁금하다고 뺏어간 술병엔 아마 몇 잔 남아있겠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은 텅 빈지 오래였다. 그래도 술이란 걸 다시 제작하진 않았다. 고하연은 그 알코올을 섭취함으로써 일어나는 어떠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도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술이란 게 대체 어떤 건지 알아보고 싶어서 직접 만들어서 여러 번 마셔봤지만 전부 쓸데없는 일이었다. 그때마다 이건 잘못 만든 게 아닌가 싶어 성분을 다시 조사해보거나 제조법을 다시 조사해보거나 했지만 어디서도 잘못된 점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술을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것은 진짜 지구인이라면 이런 감정 상태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자기세뇌에 지나지 않았다. 술을 마셔도 아무것도 못 느끼는데 무슨 술을 마시고 싶어 한단 말인가. 결국 자신의 충동은 지구인들이 술이란 음료에 바치는 경애를 조금이나 닮아보고 싶었던 가짜 지구인의 작은 정신적 발악일 뿐이었다.
만약 지구인들이 우주로 나가는 기술을 순조롭게 개발해냈다면 전 우주에 술 만드는 기술을 어떻게 해서든 퍼트리지 않았을까. 우주엔 술이 없으니까. 하지만 우주에 술을 퍼트릴 지구인들은 이제 거의 없었다. 고하연이 만든 술이 정말 잘못된 것인지 확인해 줄 사람도.
고하연은 우울한 잡념을 떨치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서성거렸다. 그때까지 꺼진 상태였던 불빛도 켰다. 아까 일어나서 수신기를 켰을 때처럼 눈이 아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졌다. 우주선 안은 좁았으므로 사실 서성거릴 구석도 없었다. 창고를 열어 방사능을 대비해 가져온 장비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고 제대로 가고 있나 조종실에 한번 들러보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술병 옆에 쪽지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단서는 충분히 줬다. - 사장 -’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쪽지였다. 고하연은 그 성격 나쁜 우주인이 무슨 의도로 저런 걸 써뒀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으려 애쓰며 쓰레기통에 쪽지를 던져 넣었다. 고하연은 다시 침대에 앉아 수신기를 바라보았다. 불 켠 김에 박사가 보낸 서류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속에서 홀로그램의 불빛을 읽어 내리는 것은 사양이었다.
고하연은 수신기의 버튼을 눌렀다. 서류 형태는 종이로.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린트에서 종이가 줄줄이 튀어나왔다. 고하연은 종이다발을 집어 들었다.
고하연은 서류의 첫 부분부터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내용이 아니라 하나의 숫자였다. 그 서류는 히기노를 폭파한 아주세 성인들이 지구에 유폐된 후부터 지금까지의 ‘23년간’에 관한 자료였다.
23년 전?
…내가 30세인데?
비에제는 입버릇처럼 고하연을 태어났을 때부터 지켜봐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비에제가 회사에 온 것은 아무리 빨라도 30년 전이어야 했다. 사장이 설마 자신과 비에제를 같이 키우진 않았을 테니 비에제의 교육기간을 생각하면 30년도 짧았다. 그런데 히기노를 폭파한 아주세 성인들이 지구에 유폐된 게 23년 전이었다. 히기노가 부서지고 그들이 잡혀서 지구에 갇힐 때까지 10년도 넘게 걸렸나 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서류의 묘사에 따르면 히기노가 부서진 것은 지구시간으로 봤을 때 25년 전이었다. 그렇다면 사장이 히기노가 사라지자마자 비에제를 사들였다고 해도 25년 전이었다. 날짜가 맞지 않았다. 그럼 저 지구시계가 잘못된 건가? 그럴 리도 없었다. 처음에 빈호김 박사에게 저 시계를 주문해서 만든 뒤로 몇십번이나 시계가 잘 맞는지 우주 시계와 비교해보고 시간을 계산해보며 기뻐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태어난 날짜를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시계 자체가 틀리지 않다면 자신이 사실은 고작 20세밖에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고하연은 혼란 속에서 단순히 누군가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예감을 느꼈다. 고하연의 머릿속에서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이 서서히 구체화되었다.
애초에 자신은 어디서 태어난 거였기에 비에제는 태어났을 때부터 주시하고 있었던 걸까.
고하연은 머릿속에서 벽 같은 것이 무너진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고들이 머릿속을 달렸다.
회사에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대체 언제였나.
근무하기 전엔 무엇을 하고 있었나.
30세니 23년 전이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깟 날짜 따위야 좀 속아서 잘못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서류가 잘못 나왔던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단서는 충분히 줬다.’
단서가 이런 거였단 말인가? 사장?
자신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멀쩡한 몸을 가진 이유는 정말 자신이 운이 좋은 상등품이어기 때문일까.
술을 마셔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은 왜일까.
고하연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비명을 지르며 술병을 집어던졌다.
사장실의 스피커에 비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하연의 우주선이 돌아오고 있다는 문자를 발신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제야 연락가능범위 안으로 돌아왔나? 그리로 갈테니 기다리게.”
사장은 하던 일을 멈추고 비에제가 심겨진 방으로 향했다. 비에제는 나이에 걸맞게 커다란 나무였기 때문에 한 층은 물론이고 두 층, 아니 네 층에 걸쳐 만들어진 커다란 홀이 아니면 가져다 둘 수가 없었다. 가운데에 비에제가 심겨진 홀에 도착한 사장은 비에제가 출력해둔 문서를 잠깐 훑어봤다. 알 수 없는 의성어가 잔뜩 적혀 있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모양이었다.
“고작 저런 걸로 자살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빈호김 박사의 장난감들은 정신력이 너무 약한거 같지?”
[사장님. 지구개발계획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난 아무래도 저런 걸로는 성이 안차서 말이야. 진짜 지구인을 찾아야겠어.”
[그렇다 하더라도 꼭 파기해야 했나요?]
“아니.”
[…우수한 인재였습니다.]
“그러긴 했지.”
사장은 지나가는 듯이 대답을 했다. 듣는 사람의 속을 긁어놓기 위해서였다.
[설령 파기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군.”
[네.]
“그런 것 치곤 연기 잘하던걸.”
[사장님!]
“알았어. 알았어. 그 멍청한 아주세 놈들이 지구인을 전멸시키지만 않았어도 그런 걸 만들 필요가 없었는데.”
사장은 아주세 성인인 빈호김 박사가 들었다간 방방 뛸 말을 태연히 내뱉었다.
[레이터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응? 그 의사도 공범이야.”
비에제가 침묵했다. 사장은 마음속으로 히죽 웃었다. 거짓말이었다.
침묵이 충분히 지나간 다음. 사장은 차분하게 그의 비서를 불렀다.
“비에제.”
[네.]
“고하연은 아직 안 죽었어.”
[네?]
“나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죽은 척 하고 바닥에 들러붙어 있을걸.”
이것은 빈호김 박사의 의견이었다. 자신이 만든 사이보그라면 사망을 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고하연이라면 분명 그렇게 죽은 척 하고 있다가 회사로 침투해서 자신이나 사장의 뒤통수를 한 대 갈겨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장이 보기에 박사의 사이보그들은 그런 정신적 충격에 버틸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사장에겐 고하연이 이미 정말로 자살했을 거라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이미 그 일로 박사의 다음 분기 봉급을 걸고 내기까지 걸어둔 상태였다.
[그런 걸 어떻게 알죠?]
“자네가 말했잖나. 그는 우수하다고. 그러니까 우주선이 귀환하면 격추해 버려.”
[그가 정말로 사망한 거라면 어떻게 되는 거죠.]
“우주선 하나 날리는 거지.”
[전 확인해 봐야겠어요.]
그렇게 나와야지. 사장은 시각이 없는 생물을 상대하고 있음에도 미소를 마음속으로 숨겼다. 어차피 박사와의 내기 때문에라도 격추하면 안됐다. 사장은 선심 쓰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서 말했다.
“원하는 대로 하게. 단, 그가 사망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 경우 사살명령은 자네가 내려야 할 거야.”
[알…겠어요.]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이 신기한 생물이 어떻게 괴로워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가 될 것이다. 사장은 울타리를 넘어 비에제의 바로 옆까지 걸어 들어가서 뿌리에 고하연이 남기고 간 술을 들이부었다.
“그럼 이건 선물이야.”
[뭐하는 거죠?]
“지구인들의 풍습에 이런 게 있는 모양인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어.”
고하연에게서 귓등너머로 들은 걸 잘못 기억하고 있어서 행한 일이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바로잡아줄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 사장은 더 이상 이 일엔 흥미가 없다는 듯이 그대로 등을 돌려 홀에서 떠났다. 비에제는 사장이 떠났다는 사실을 센서가 알려올 때까지 취하지 않을 식물의 뿌리로 알코올을 빨아올렸다.
저 속 좁은 우주인은 끝까지 물 공급량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았다.
- 끝 -
1주일전에 써놓은 것.
뭐든지 처음부터 잘 할수는 없다는건 아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처참하구만.
tag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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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4 the Animation 01

게임 만드는 감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게임 연출을 과도하게 집어넣은것도 애니메이션과는 잘 안 맞는다. 원작 팬만을 배려한것 같은데 그건 이야기 전개에도 드러나서 매우 불친절하다. 여신전생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들이 봤으면 대체 이건 뭐가 이따위인가 할 것이다. 원작 게임다워서 좋은 점은 작화 스타일뿐인데 전체적인 작화 톤이 페르소나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건 좋은 점이지만 캐릭터 디자인이 안좋게 뽑혔다. 러닝타임 내내 작화붕괴가 일어났을리는 없으니 분명 원화 자체가 안좋은편인 것일 것이다. 대신 동화는 꽤 괜찮은 편.
덤.
나 : 게임에서도 주인공 각성씬 원래 그렇게 탈력인가요
S : 3 주인공 각성이 너무 간지나는거임
S : ...;
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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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lty Crown 01

6과의 명성이 이런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극장판을 보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작화질과 동화가 페이트 제로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뒤지지는 않는데다가 연출력도 좋고 음악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특히 BGM의 경우 지금까지 본 모든 TVA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큼 대단하다.
첫인상은 코드 기어스 업그레이드 버전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인상만 그럴뿐 공통점이 엄청나게 많다던가 해서 그런건 아니다. 오히려 를르슈라는 대단히 희귀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코드 기어스와는 달리 주인공이 진부한 성격이라서 걱정이 된다.
tag : 존나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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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G

고양이들이 프팩을 공짜로 일주일이나 넣어주는 바람에 몇일간 마비노기에서 좀 놀았다.
경험치 10배 이벤트 덕분에 이때가 펫을 레벨업시킬 기회라고 생각해서 카드만 사놓고 펫을 안만든게 있어서 이번에 만들었다.

내가 펫이 30마리나 있단 말인가 -_-;

예전에 AP부족으로 못 찍었던 크래시 샷 1랭크.


5000 !

그림자가 드리운 도시 5분.
보통은 7-8분..


이벤트덕분에 레벨업을 많이 한데다가 AP100포션까지 줘서 AP가 하도 남아돌아서 -_-;; 크로스보우마스터리까지 다 찍고 저격수라는 사기 타이틀을 땃다.


패치 덕분에 이것도 미친듯이 쉬워져서 다 찍었다. 원래 거의 다 해둔 상태이긴 했지만......


새로 만든 펫 두마리가 레벨 100 [...] 과 레벨 90
이번 펫 이름은 여성우 이름☆

내 솜씨가 이렇게 낭비일리가 없어.jpg
11살 환생하고 렙업을 너무 많이 했더니 캐릭터가 아주 세져서 변신하면 솜씨가 한 1040 되어야 하는데 999에서 막혀서 솜씨 40가량 데미지로스가 생겨버린다.
장비가 아주 안좋은 편이라 실제론 별로 안쌔다.
tag : 마비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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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엑자일 - 은빛날개의 팜

구시대의 유물에 현대에 잘나가는 인물상을 덧씌운것 같다. 8년전 작품의 후속작이라고 해도 3D연출이나 액션신까지 8년전으로 되돌아가는건 복고풍 취급도 못 받는다. 어색함은 둘째치고 몇몇장면을 제외하면 박진감이 한참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미는 상당한 편인데 어떤 장면을 어떻게 보여줘야 멋있게 비춰지는지, 인상적으로 비춰지는지 잘 아는 것 같다. 경험치의 힘을 느낀다.
밑도 끝도 없이 소녀들이 깽판치는걸 봐야 하는지라 전작을 안본사람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렵다. 팬 신규 유입은 포기하고 기존 팬들만을 위하겠다는 모양인데 현명한 결정이라고는 못하겠다. 그러기엔 8년이라는 간극이 큰데다 모에선 때려박은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가 옅어지기에.
오프닝 영상은 훌륭하다. BGM도 좋다. 덕분에 이번 분기에 3번째로 기대하고 있던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대략 6분가량만은 기대감 400% 충족이었다.
tag : 왜이건애니플러스에서안해주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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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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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일기 02

여주인공밖에 안보이는 작품인데 정작 그 여주인공을 담당한 성우가 심각한 발연기라서 모든걸 통채로 말아먹고 있다. 다른 문제점은 아무래도 상관없을 정도.
여주인공 담당 성우가 다나카 리에였다면 베스트!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까진 안바라니 좀 경력있는 성우분이 맡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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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전쟁 01~02

상당히 볼만한 코미디작품을 하나 건졌다.
등장인물들은 더없이 진지한데 내용은 크고 아름다운 병맛을 자랑한다. 정신이 완전히 딴데 팔려있는 카메라 각도도 볼거리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 도시락좀 먹음직스럽게 그려놓지 못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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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O 01

메이지 시대 소설가의 탐정집이 원안이라곤 하나 거기에 모에요소를 집어넣은 모양인데 기왕 그럴바엔 조수캐릭터의 개성을 위해 싸이코같은 영상미를 조성하는데 힘쏟는게 나았다. 그 조수캐릭터가 지나치게 튀어서 내용과 하나도 안 어울리다보니 너무 큰 이질감이 느껴진다.
이야기 흐름도 너무 나빠서 사건이 뜬금없이 해결되는 것 같다. 다만 이번화는 이건 이 애니메이션은 이런 작품입니다. 하고 보여주는 화로 보이니 제대로 된 건 다음화를 봐야 알겠다.
이 애니메이션은 이런 애니메이션입니다- 하고 보여주는 화인데 이야기 흐름이 너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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